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말하는 ‘쇄신’은 진정한 쇄신이 아니다. 그건 보수를 자책과 분열로 몰아넣는 프레임이며, 실상은 이재명과 민주당이 설계한 정치 시나리오에 그대로 편승한 자해 정치일 뿐이다.
국민의힘을 살린다며 내놓은 내용이 고작 "사과하라", "반성하라", "탄핵의 바다를 건너자"는 말이라면, 그것은 과거 바른미래당이 외쳤던 "탄핵의 강을 건너자"의 재탕에 불과하다. 유승민, 김무성, 이준석이 말하던 구태가 이름만 바뀌어 다시 돌아온 것이다.
윤 위원장은 지난 총선, 대선 전후 지도부의 실책에 당원게시판 사건까지 끌어와 관저 시위와 한데 묶으며, "이 많은 잘못을 당헌에 사과로 새기겠다"는 1호 안건을 발표했다. 그러나 관저 시위는 당원과 국민이 부당한 탄핵에 분노해 거리로 나선 정당한 저항이었다. 이를 진실이 아니라 잘못으로 규정하는 순간, 당은 진실을 말할 자격을 잃게 된다.
더 심각한 것은, 윤 위원장이 탄핵에 맞서 싸운 인물들을 ‘쇄신 대상 0순위’라고 지목했다는 점이다. 정말 쇄신이 필요하다면, 탄핵을 막지 못한 책임부터 돌아봐야 한다. 민주당의 프레임에 휘둘려 온 당 지도부의 무책임한 태도야말로 바로잡아야 할 대상이다. 그런 점에서 유승민·김무성·이준석의 길을 그대로 따라가는 윤희숙이야말로 진짜 인적 쇄신 0순위다.
윤 위원장은 "윤대통령이 이런 분들을 믿고 아마 계엄을 했을 거다. 이런 분들은 당을 떠나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의 판단을 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계엄은 헌법 제77조에 따라 대통령에게 부여된 합법적 권한이며, 국가 위기 상황에서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한 정당한 조치였다.
계엄 = 불의라는 전제 아래 이를 공격하는 것은, 민주당의 프레임을 내부에서 반복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런 왜곡된 인식으로 진영 내부를 겨냥하는 언행은 보수를 무장해제시키고, 좌파 진영에 면죄부를 주는 자해 행위에 불과하다.
'당헌에 사과를 명시하겠다'는 발상은 더욱 어이없다. 실질적 책임자도 특정하지 않은 채 당 전체가 막연히 고개 숙이는 구조는 정당을 정치적 마녀사냥의 광장으로 만드는 위험천만한 발상이다. 이건 쇄신이 아니라 집단적 굴복 선언이며, 전례 없는 자기부정이다.
진짜 잘못이 있다면 책임자와 맥락을 분명히 밝히고, 정확한 책임을 묻는 것이 우선이다. ‘탄핵의 바다’라는 모호한 구호를 앞세워 당원 전체에 총체적 사과를 강요하는 것은, 보수의 명예를 스스로 짓밟는 일일 뿐이다.
당을 살리는 길은 ‘굴복’이 아니라 ‘원칙’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에 맞서 싸울 당시 지지율은 52%에 달했다. 그 민심을 외면한 채, 거리에서 투쟁한 시민들을 ‘극우’로 몰고 배척하려는 태도야말로 보수를 파괴하는 진짜 구태정치다.
윤희숙은 누구를 위해, 누구의 뜻을 받들어 이런 사과쇼를 벌이는가. 탄핵에 반대해 목소리를 낸 당원과 유권자의 의견은 단 한 번이라도 묻기라도 했는가?
자당 대통령 탄핵에 동조하거나 방관했던 진짜 문제들은 외면한 채, 국민적 분노가 모인 관저 시위를 '반성 대상'으로 끌어들이는 그 행태는, 본질을 왜곡하고 책임을 전가하는 저열한 정치술수다.
우리는 탄핵의 바다를 건너지 않는다. 그 바다는 이재명과 민주당이 파놓은 진창이다. 지금 그 늪에 빠져드는 이는 윤희숙, 그리고 보수의 탈을 쓴 위장우파 분탕자들이다.
보수의 쇄신은 사과로 시작하지 않는다. 진실을 밝히는 데서 시작하고, 원칙을 지키는 데서 완성된다. 윤희숙의 혁신안은 좌파가 쳐놓은 그물에 스스로 걸려든 자해 정치다.
우리는 진실을 외면한 채 고개 숙이지 않는다. 우리는 굴복하지 않는다. 우리는 싸운다. 그게 바로 진짜 보수의 길이다.
2025년 7월 14일
자유대한호국단 오상종
